1980년 부탄의 붐탕 태생인 데첸 로데르는 부탄 왕국에서는 보기 드문 여류 영화감독이다. 단편 다큐멘터리 및 비디오 연출로 영화계에 입문하여 2009년 다키니프로덕션을 설립했다. 2015년 각본과 연출을 맡은 <3년 3개월의 후퇴>는 2015 베를린국제영화제 단편경쟁부문을 비롯, 전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되었다. 같은 해에 제작에 들어간 그녀의 장편 데뷔작인 <자비의 여신>(2016)은 2016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펀드의 장편독립극영화 후반작업지원펀드와 2014 하노이국제영화제 프로젝트마켓상을 받아, 2016 부산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2017 베를린국제영화제 유럽프리미어로 상영되며 2017 프리부르국제영화제에서 세 개의 상을 석권하고, 2017 아시아태평양스크린어워드의 유네스코상 후보로 올랐다. 또한 데첸 로데르는 부탄 최초의 영화제인 베스콥테츄의 공동창시자이자 공동조직위원장이다.
시놉시스
부탄의 수도에서 교직 생활을 하는 니마는 음란비디오에 출현했다는 혐의를 받고 학교에서 해고된다. 니마는 필사적으로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비디오에 출현했던 닮은 사람을 찾아 남부탄의 한 마을로 간다. 노후한 마을에 들어선 니마는 도플갱어인 메토가 그 곳을 떠나 미국으로 이민 갔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하지만 그 이야기에 의심이 갔던 니마는 메토의 전 남자친구이자 뮤지션인 탄딘, 인쇄공장에서 일하는 친한 친구 추니, 예전 고용주였던 푼쵸를 비롯한 메토의 최측근들에게 접근하여 사실을 알아내려 한다. 메토의 고향에서 메토의 가족들(할머니와 남동생)을 만난 니마는 메토가 부탄에 아직 있다는 남동생의 확신과 메토가 ‘도시 사람들’이 훔쳐간 성속(聖俗)의 노래를 되찾아 마을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할머니의 모습에 오히려 혼란에 빠진다. 메토의 삶과 인간관계를 하나씩 풀어가던 니마는 불확실하고 불안한 일들에 위험하게 연루된다. 하지만 메토에게 가졌던 분노가 우려로 바뀌며, 메토의 실종을 해결하고 도난당한 성속의 노래를 ‘회생’시킬 사람은 자신뿐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닫는다. 니마의 수사와 메토의 삶을 오가는 <성속의 노래>는 무분별한 디지털 시대의 문턱에서 위태롭게 균형을 잡고 있는 무단도용, 음악, 정체성, 사랑, 문화에 관한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