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장편영화 <사과>로 데뷔한 강이관 감독은 데뷔작에서 여성의 갈등과 인간관계, 결혼에 대한 심도 깊은 이야기를 보여주었다. 이 영화는 다수의 해외 영화제에 초청되었으며, 2005 토론토국제영화제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FIRESCI)을 받고, 2005 산세바스티안영화제에서 신인작가에게 수여하는 몽블랑상을 수상하였다. 2011년에 연출한 <이빨 두 개>는 탈북자의 인권을 다룬 영화로서, 이를 계기로 2012년 청소년 범죄자의 인권에 대한 영화 <범죄소년>(국가인권위원회 제공)을 연출하였다. <범죄소년>은 도쿄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과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하였다.
시놉시스
매사에 부정적이고 회의적인 미혼의 택선.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을 만나기 싫어하고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살고 있다. 보다 못한 택선의 여동생이 소개팅 자리를 마련하고, 한사코 거절하던 그녀는 단 한가지, 상대가 ‘과학자’란 말에 호기심이 생겨 몇 년 만에 소개팅 장소에 나간다. 하지만 그 과학자, 남수필은 약속시간에도 늦고 자기 말만 늘어놓다가 급기야는 연구소에 급한 일이 있다며 가버린다. 또 다시 우울해져 집으로 돌아온 택선. 그러나 오밤중에 느닷없이 집으로 찾아온 수필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택선에게 달콤한 고백을 마구 쏟아낸다. 처음엔 당황했으나 자신을 사랑한다는 수필과 술을 마시며 하룻밤을 보낸 택선은 이상하게 긍정적인 기분에 휩싸이게 되고, 초등학교 때부터 짝사랑해온 연우에게 전화해 무조건 만나자고 하며 사랑고백을 하기에 된다. 갑자기 모든 것이 행복해진 택선. 하지만 곧 방역복을 입은 국립면역연구소 직원들이 택선의 집으로 들이닥치고 택선은 경악할 만한 사실을 통보받게 된다. 그들은 남수필이 신종 바이러스를 연구하다가 감염되어 죽었다고 전하며, 감염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마지막 접촉자인 택선을 병원으로 강제 이송한다. 수필이 남긴 마지막 문자를 확인한 택선은 그의 공동연구자 이균을 찾아야 자신이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병원을 탈출한다. 한편 친동생과 다름없는 후배이자 공동연구자 수필이 죽었다는 걸 알게 된 이균 또한 패닉에 빠진 채 수필의 마지막 접촉자인 택선을 찾는다. 어렵게 만난 이균과 택선은 그 바이러스가 주로 쥐를 비롯한 설치류의 뇌에 기생하며 특정 신경회로에 영향을 주어 고양이에 대한 두려움을 상실하게 하여 결국 고양이의 배 속에서 생명주기를 끝내는 톡소플라스마(toxoplasma) 바이러스의 변종이라는 걸 알게 된다. 한마디로 뇌를 자극하여 ‘간이 배 밖으로 나오게 하는’ 바이러스였던 것이다. 남수필이 택선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택선이 연우에게 사랑을 고백한 것이 바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초기 증상이었던 것. 증세가 심해지면 중추신경이 마비되어 수필과 같이 죽음에 이른다. 이제 바이러스는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사망자가 속출하고 이를 막기 위한 국립면역연구소와 경찰은 추적의 강도를 점점 더 높여간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 앞에서 자신의 감정이 순수한 사랑인지 바이러스에 의한 증상인지를 혼돈하는 택선과 자신의 연구에서 비롯된 감염자를 살리려는 이성적 과학자 이균의 바이러스 백신을 찾아 떠나는 특별한 모험의 러브스토리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