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삶을 살아가는 남자가 불법 이민자와 사랑에 빠진다. 남자는 사랑하는 이의 악독한 상사와 맞서 싸우다가 경찰에게 폭행당하게 되지만, 폭동을 일으켜 그를 석방하려는 친구들에게서 희망을 본다.
미군 기지가 곳곳에 배치된 신비로운 섬 오키나와에 솔(21)은 바다거북알을 보호하면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 어느 날 전직 사장에게 부당한 처우를 받는 불법 이민자 안젤라(23)를 만난다. 솔의 소꿉친구 미아(21)는 가난 때문에 성매매를 하게 되고 참전용사였던 미아의 아버지 제프(50)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 솔은 이런 희생을 강요하는 사회의 부당함을 깨닫는다.
솔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안젤라와 직장동료들은 전직 사장에게서 돈과 여권을 돌려받는다. 하지만 솔은 이제 수배 중인 범죄자가 되어 미군 기지가 있는 정글에 은신한다. 그곳에서 나이 든 코끼리를 발견하는데, 50년 전 외국에서 들여와 판매되었지만 실종된 코끼리였다.
솔은 정글을 떠나자마자 안젤라의 결백을 증명하려 애쓴다. 솔과 코끼리는 경찰에 체포되지만, 안젤라는 간신히 상황을 벗어나고 솔은 안젤라의 안전을 기원한다.
솔이 경찰서에 수감되어 있는 동안 폭동이 발생하고 군중은 솔의 석방을 요구한다. 솔은 정의로운 행동으로 인해 호된 고문을 당했고, 이에 분노한 친구들마저 폭력의 굴레로 빠져드는 모습을 지켜본다. 솔은 군중 속에서 변장한 제프, 미아, 안젤라를 발견하고 희망을 얻게 된다.
언젠가 어떤 기사를 읽었는데, 정의로운 폭력에 관한 한 문장이 계속 뇌리에 남았다. 샤머니즘과 군국주의가 얽힌 오키나와의 모습에 이끌렸으며 4년에 걸친 지역주민과의 인터뷰를 접하고 이 영화에 관한 갈망이 생기게 되었다.
2022년, 경찰의 만행에 시력을 잃은 소년의 사건으로 오키나와 경찰청에서 폭동이 일어났고, 이는 이 이야기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이 영화는 각 인물의 관점을 통해 평화, 희망, 연민을 부각하며 폭력과 분쟁의 무의미함을 전달한다. 세계 전쟁과 분쟁은 계속되지만, 폭력의 결과와 평화 추구의 중요성에 대한 성찰을 촉구하는 이 영화가 많은 관객에게 닿을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
하세이 코키는 취약계층에 대한 깊은 애정과 고정관념에 의존하지 않는 따뜻하고 독창적인 시각을 가진 감독이다. 장편데뷔작 <블랑카>(하세이 코키, 2015)는 2015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상영되어 세계적 성공을 거두었다. 이제, 두 번째 작품은 복잡한 역사와 많은 미군 기지가 있는 국경 지대의 섬, 오키나와를 배경으로 하는데, 최전방 전투비행장이자 역사적 유적이 풍부한 인기 있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코끼리와 바다거북의 은유, 취약계층에 대한 따스함과 사랑이 넘치는 인물들을 통해 전 세계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오면서 모든 장벽을 초월한 ‘희망’을 그리고자 한다. 온정적인 스토리텔러로서의 하세이 코키의 접근방식은 인간의 감정과 경험의 본질을 담아낸다.
하세이 코키는 필리핀의 쓰레기 더미와 묘지에서 살아가는 삶을 담아낸 단편 <고도그>(2008)를 연출한 후, 엄마를 ‘사려는’ 꿈을 가지고 거리를 떠도는 아이의 이야기 <블랑카>(2015)로 장편극데뷔를 하여 2015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매직랜턴상과 기자들이 수여하는 소리조디베르소상을 받았다. 일본의 2017 신도가네토시상식 신인감독금상을 비롯해 많은 국제 영화제에서 20여 차례 수상한 바 있다.
오노 아츠코는 파리에서 활동하는 일본 프로듀서로, <데몬러버>(올리비에 아사야스, 2002)의 프로덕션매니저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이후 <마레비토>(시미즈 다카시, 2004), 〈AA〉(아오야마 신지, 2006) 등 여러 장편극영화 및 다큐멘터리와 해외제작 작품 <뮤지카 쿠바나>(저먼 크랄, 2004), <도쿄!-광인>(레오스 카락스, 2008), <아마-산>(클라우디아 바레장, 2016), <방콕 나이트>(도미타 가츠야, 2016) 등을 제작했다. 최근 제작한 <전좌-후쿠시마의 승려>(도미타 가츠야, 2019)는 2019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되었다.
이시게 에이스케는 1993년에 설립한 트랜스포머프로덕션의 대표로, 극장 개봉, 영상 배급부터 프로덕션 디자인, 음향 효과까지, 다양한 영화계 분야를 섭렵하고 있다. 여성 스모 이야기를 다룬 <국화와 단두대>(제제 타카히사, 2018)를 비롯한 작가 중심의 영화를 제작하고, <매스>(프란 크랜즈, 2021), <콜렉티브>(알레그잔데르 나나우, 2019) 등의 호평을 받은 영화를 배급하고 있다. 또한 최신작 <괴물>(고레에다 히로카즈, 2023)을 비롯하여,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프로덕션 디자인 분야에서 오랫동안 협업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