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점점 더 불안해지는 알마는 아이를 홀로 키우며 새 삶을 개척해 가야 한다. 어느 날 긴장감이 감도는 사건이 일어나자, 알마는 이혼이 옳은 결정이었는지 재고하게 된다.
35세인 알마는 직장동료와 바람피운 현장을 들킨 라파와 자의로 최근에 이혼했다. 고통스러운 배신감으로부터 회복 중이던 알마는 심한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어느 날 알마가 학교에서 아들을 차로 데려오는 길에, 폴리나라는 낯선 여자가 차를 세우며 인근에 불이 나서 다친 남자를 병원에 데려다 달라고 부탁한다. 화재나 다친 남자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던 알마는 여자가 의심스러워서 부탁을 거절하고 자리를 뜬다.
며칠 후, 알마는 경찰에 소환된다. 한 남자가 병원에서 사망했으며, 알마의 방치가 직접적인 사인이기 때문에 위자료를 내라고 한다. 알마는 위자료 지급을 거절했지만, 라파가 폴리나를 몰래 만나서 돈을 건네준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알마는 폴리나의 아버지 장례식에 찾아가 돈을 되돌려달라고 한다. 일은 커지고 두 여자는 서로를 의심하기에 이른다. 어느 날 밤 알마의 집에 불이 나자, 알마는 방화범이 폴리나라고 확신하고 경찰에 신고한다. 방화의 진범이 밝혀지자, 알마의 세상은 완전히 달라진다. 처음에는 자신이 피해자라고 생각했으나 이제는 가해자가 되었다. 자백은 선택지가 아니다. 알마는 이혼 후에 자신이 무너지는 모습을 라파에게 절대 보여줄 수 없다.
알마의 여정은 인간이 자신의 정당성을 증명하기 위해 스스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그 시도를 계속하게 되는 불편한 과정이 되어버린다. 알마는 자기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본인 외에는 모두가 틀렸음을 증명하는 길밖에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타오르는 섬>은 우리 가족에게 일어난 특정 사건에서 영감을 받았다. 어느 날 밤, 우리 가족은 도움을 청하러 찾아온 낯선 사람을 거절했는데, 이후 몇 주, 몇 달 동안 계속 그 일을 얘기하며, 도움을 거절한 행동이 옳은 결정이라는 것을 마치 우리 자신에게 확인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았다. 모두들 자기가 맞기만을 바랐고, 나는 이런 상황에 심히 불편함을 느꼈다. 이 영화는 인간이 자신의 정당성을 증명하기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으며, 우리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기가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 그리고 이러한 강박에는 비극적인 일이 뒤따를 수도 있음을 고찰해 본다.
<타오르는 섬>은 막불 무바락의 두 번째 장편극영화이며, 데뷔작인 <자서전>(막불 무바락, 2022)도 제작하여 2022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이고 40회 이상의 영화제에 초청되어 21개의 상을 받았다.
<타오르는 섬>은 현재 자금 확보와 병행하여 기획 단계에 있으며, 토리노필름랩의 각본랩에 참가 중인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이 프로젝트는 여러 국가와의 공동제작으로 <자서전>(막불 무바락, 2022)과 같은 방향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막불 무바락은 부친과의 관계에 영감을 얻어 <자서전>(막불 무바락, 2022)을 연출했듯이, 이 작품 또한 23년 전 자신의 모친과 가족에게 일어났던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하므로 힘 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며 두 작품 모두 동시대적이며 보편적인 이야기이다. 2023년 말까지 시나리오 작업을 끝내고 2024년 말부터 제작에 들어가서 2025년 5월에 배급할 계획이다.
막불 무바락은 자카르타에서 활동하는 인도네시아 영화감독으로, 베를리날레 탤런트,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아카데미를 수료하고, 중국 베테랑 감독 로우예의 사사를 받았다. 여러 단편영화를 연출한 후, 장편데뷔작 <자서전>(2022)을 연출하여 2022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에서 첫 상영되어 국제비평가상을 받았고 이후 2022 스톡홀름국제영화제 데뷔작품상, 2022 도쿄필멕스국제영화제 대상, 2022 마라케시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2022 아시아태평양스크린어워드 각본상을 비롯하여 20개 이상의 상을 받았다. 또한 토론토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뉴디렉터/뉴필름영화제, 카를로비바리국제영화제 등 전 세계 60여 곳의 영화제에 초청되었다. <타오르는 섬>은 두 번째 장편연출작이다.
율리아 에비나 바라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카완카완미디어 설립자이자 프로듀서로, <공포의 기원에 대하여>(바유 프리한토로 필레몬, 2016), <솔로, 고독>(요셉 앙기 노엔, 2016), <공상의 과학>(요셉 앙기 노엔, 2019), 다큐멘터리 <당신과 나>(패니 초티마, 2020), <태풍주의보>(카를로 프란시스코 마나타드, 2021), <돌거북이>(우밍진, 2022), <자서전>(막불 무바락, 2022), <호랑이 소녀>(아만다 넬 유, 2023), <드리밍 & 다잉>(넬슨 여, 2023), <첫번째 빛의 마지막 그림자>(니콜 미도리 우드포드, 2023), <가스퍼의 24시간>(요셉 앙기 노엔, 2023) 등을 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