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족의 가장이 죽음을 앞두고, 여성만 남은 삼대를 위해 적합한 후계자를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고베르단 바예(77세, 종교 지도자)는 “아들이 아버지의 시신을 화장해야만 그 영혼이 천국으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하며,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려던 소녀를 제지한다. 스스로의 이념에 노예가 되어버린 이 완고한 노인은 네팔 내전으로 외아들을 잃었고 손자는 카타르에서 실종됐다. 남성 후계자 없이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는 두려움과 걱정에 건강은 날로 악화된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음을 알게 된 노인은 실종된 손자를 몰래 찾기 위해 카트만두로 가기로 결심하고, 건강검진을 받는다는 명목으로 가족들을 속인다. 4대가 함께 사는 노인의 집에서 며느리와 손자며느리는 증손녀 무나(12세)를 데려가는 조건으로 카트만두에 가는 것을 허락한다. 무나는 아직 어리지만, 노인의 여행에 함께 하게 된다.
여행 도중, 무나는 노인의 진의를 알게 되지만 자신의 아버지가 무나와 어머니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않았기에 노인의 뜻에 동참하기를 망설인다. 노인은 무나 없이 홀로 여러 정부 기관을 찾아다닌다. 노인의 끝없는 노력에 쇠약했던 건강은 타격을 입고, 무나는 그런 몸 상태로 아버지 찾기를 멈추지 않는 증조할아버지를 차마 지켜볼 수가 없다.
모든 책임을 떠안은 무나는 증조할아버지를 극진히 돌보며 아버지를 찾는 여정을 주도한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전통적 성 역할과 신념에 도전하는 무나가 아들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성으로 고베르단 바예의 눈에 들 수 있을지 의문을 남긴다.
마을에 있는 경찰본부 인근에서 자라온 나는 모택동주의 게릴라 공격에 대한 소문으로 끝없는 공포 속에 살아왔다. 네팔 내전으로 인해 16,000명이 사망하고 많은 실종자가 발생하여 유가족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고, 우리는 고통과 의문 속에 남게 되었다.
총명했지만 스물한 살에 시집가야 했던 누이와 달리, 나는 수도에서 공부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우리 지역사회는 선택과 욕구를 제한하고 남성을 유능한 여성보다 더 신뢰했는데, 이는 양쪽 성별 모두에 영향을 주며 그 이유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품게 했다.
서른두 살이 되자, 친구들은 더 나은 미래를 찾아 해외로 떠나고 나만 네팔에 남게 되었다. 해외 취업을 위해 매일 3,000명의 청년들이 대대적 이동을 하는 현상은 이 나라가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만든다. 이 풀리지 않은 질문들은 우리 세대가 공유하는 우려의 목소리에 힘을 더할 수 있는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남쪽으로 흐르는 강>은 독특하지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많은 관객을 포섭하고자 하는 제작사 언더그라운드토키스네팔이 선보이게 될 장편극영화이다. 영화를 함께 전공했던 친구 수라즈 파우델이 2022년 이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나는 그 즉시 시골에서 도시로의 이행과 정치적 혼란에 관한 우리 자신의 경험에 뿌리를 둔 이 영화의 화두에 매료되었다. 수라즈 파우델은 어린 시절의 경험이 개인의 정체성을 어떻게 형성하는지를 탐구하며 확고한 진실과 열정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려 한다.
각본 개발 후기 단계 및 예산 확보 초기 단계에 접어든 이 영화는 공동 제작 파트너를 구하고 있다. 이 작품은 가족, 지역사회, 정체성, 개인적 성장에 관한 보편적인 주제를 통해 예술적인 시각으로 국경을 초월하며 전 세계인들에게 영감과 감동을 선사하고자 한다.
수라즈 파우델은 네팔 출신의 저명한 작가이자 감독, 편집자로, 2022년에 CHANEL X BIFF 아시아영화아카데미를 수료하고 명망 높은 영화감독유망주상을 받는 등, 주목할 만한 업적을 세웠다. 편집을 맡은 단편영화 <로리>(아비나쉬 비크람 샤, 2022)는 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언급을 수상했고, 호평받은 여러 단편영화에서 다양한 방면으로 작업에 참여했다. 또한 TV시리즈 『싱하 두르바르』(2015-2016)의 각본을 썼다.
최근 영화 교육자로 전문 지식을 전수하며, 장편극연출작 <남쪽으로 흐르는 강>의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 작품은 이미 좋은 평가를 받으며 2023 글로벌미디어메이커LA레지던시에 선정되었고, 2023 아시아영화펀드 장편독립극영화 인큐베이팅펀드의 지원을 받게 되었다. 네팔의 영화 시나리오에 많은 기여를 하며, 네팔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은 감독이다.
아눕 포델은 네팔에서 활동하는 제작자로, 부산아시아영화학교 영화제작 과정을 수료했다. 제작한 많은 단편영화들은 칸영화제, 베니스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되었다.
아비나쉬 비크람 샤는 수상 경력이 화려한 네팔의 작가이자 감독이다. 로카르노필름메이커스아카데미, 베를리날레 탤런트, 아시아영화아카데미를 수료하고, 많은 국제영화제에서 수상 및 초청받은 단편영화들의 각본, 감독, 제작을 맡아 왔다. 최근 연출한 단편영화 <로리>(2022)는 2022 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언급을 수상했다.
2013년에 설립한 언더그라운드토키스네팔은 카트만두에 소재한 독립영화제작사이다. 과감하고 독창적이며 진실된 현지 이야기를 풀어낸 신진 영화감독들과 손잡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