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명의 소녀가 납치되고, 농민들은 이들 중 두 명을 구출한다. 여성의 증언은 남성의 증언에 비해 절반만 유효하기에, 두 소녀는 무장한 남성들의 보호를 받으며 지역 군수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러 떠난다.
반란군들이 마을을 공격하고 수십 명의 소녀를 납치한다. 약혼자를 반란군에게 빼앗긴 아편 중독 가수 유누스는 몇몇 농민과 손을 잡고 소녀들의 석방을 정부에 간청하지만 거절당한다. 이후 유누스와 농민들은 지역 수비대에 가한 무모한 공격이 성공하자 스스로 반란군들과 맞서 싸우기로 한다. 전투 기술이 부족하여 어이없는 실수도 하지만, 현상금 사냥꾼의 도움으로 간신히 두 명의 소녀를 구출한다. 소녀들이 목격한 상황을 듣게 된 유누스와 전우들은 지역 군수가 배신했음을 알게 된다. 사실을 증언하기 위해 소녀들을 통치자에게 데려가려고 하지만, 다른 계획이 있는 현상금 사냥꾼은 유누스의 목숨을 노린다.
이들은 구출한 소녀 중 한 명에게 가족과의 만남을 주선하는데, 가족이 이를 거부하자 안타깝게도 소녀는 자살한다. 지역 군수의 군대는 이들이 목적지에 가는 것을 막으려 여러 사람을 죽이고 투옥하는 가운데, 유누스와 현상금 사냥꾼은 살아남은 소녀를 보호하기 위해 용감하게 싸운다. 외롭지만 희망에 찬 소녀는 드디어 통치자를 만났으나, 문맹인 데다가 미혼의 시골 소녀의 증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전통에 따르면, 여성의 증언은 남성의 증언에 비해 절반만 유효하다. 소녀는 그 어느 때보다 의욕적으로 마을 소녀들을 구하기 위해 또 다른 여정을 시작한다.
칼 마르크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헤겔은 모든 위대한 세계사적 사건과 인물들은 소위 두 번 등장한다고 어디선가 언급했으나, ‘한 번은 비극으로, 한 번은 희극으로’ 라는 말을 덧붙이는 것을 잊었다.” 이는 ‘희비극’을 표방하는 나의 두 번째 장편극영화의 본질이기도 하다. 중동의 현실은 비극적인 익살극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지적이거나 정치적인 영화로 풀어내고 싶진 않다. 관객을 즐겁게 해 주면서도 영혼을 가다듬어 줄 수 있는, 시각적 스토리텔링이라는 독창적인 언어를 이뤄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이 극이 스크린에 실현될 때면, 중동의 혼란스러운 역사와 불확실한 미래 사이의 투쟁 속에 갇힌 내 영혼은 심히 불안한 모습으로 영화 전반에 드러나며 카타르시스를 안겨줄 것이다.
현재 중동의 상황은 영화감독들의 작업을 더 이상 이어 나갈 수 없게 만들었다. 이 모든 악조건 속에서도 아르살란 아미리는 진정한 예술가로서 이 상황을 감내해 왔다. 스토리텔링을 위해 태어난 아미리 감독의 이번 작품은 그의 마음속 깊이 새겨진 이란 역사의 거의 알려지지 않은 부분에 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감독의 장편데뷔작 <잘라바>(아르살란 아미리, 2021)는 베니스비평가주간 대상과 베니스국제영화제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으로 인정을 받아 큰 성공을 거두었다. 용감한 작가이기도 한 감독은 자신의 쿠르드인 유산에 더 깊이 천착하여 <그녀들을 위하여>를 더욱 찬란한 서사극으로 연출하리라 확신한다.
아르살란 아미리는 테헤란예술대학교에서 영화연출을 전공, 테헤란대학교에서 극문학 석사학위를 받고, 2003년에 다큐멘터리의 각본, 편집, 연출을 맡아 제작하기 시작했다. 공동 각본을 집필한 <나히드>(아이다 파나한데, 2015)는 2015 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AVENIR상을 받았고, <이스라필>(아이다 파나한데, 2017), 일본-홍콩 합작 영화 <더 니카이도스 폴>(아이다 파나한데, 2018), <티티>(아이다 파나한데, 2020)의 공동각본, 편집, 제작을 맡았다. 또한 이란의 쿠르디스탄 지역에서 제작한 장편연출데뷔작 <잘라바>(2021)는 2021 베니스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대상과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을 받았다.
아이다 파나한데의 작품은 주로 이란 현대 사회의 여성의 지위와 권리를 논하는데, 연출데뷔작 <나히드>(2015)는 2015 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에 상영되어 AVENIR상을 받았고, 네 번째 연출작 <티티>(2020)는 이란에서 성공적으로 극장 개봉하여, 50만 명 이상의 관객을 유치했다.
루스 요시에 린톤은 프로듀서이자, 싱가포르 영화제작사 킨교필름의 대표이다. 줄리엣 비노쉬, 나가세 마사토시 주연의 <비전>(가와세 나오미, 2018), <더 니카이도스 폴>(아이다 파나한데, 2018), 2021 토론토국제영화제 북미 프리미어로 상영된 수상작 <잘라바>(아르살란 아미리, 2021) 등을 제작했다.
에바르필름은 2005년 아이다 파나한데와 아르살란 아미리가 설립한 테헤란의 제작사로, 지금까지 15편 이상의 영화를 지원했다.